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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각본 안성 보개면계몽편언해
  
 작성자 :
작성일 : 2011-04-21     조회 : 727  

    명   방각본 안성 보개면계몽편언해

크    기  20*28 (기록역사박물관소장)

 안성문화원은 <안성방각본보존연구회>를 설립하여 국내외에 소장되어 있는 안성 방각본의 판본에 따른 진본(眞本)을 조사하여 그 사진자료를 취록하고 이를 연구논문과 함께 영인본으로 간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 또한 수년 전부터 안성판본의 기초자료를 조사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춘향전』, 『홍길동전』, 『흥부전』, 『심청전』을 비롯하여 『적성의전(狄成義傳)』, 『소대성전(蘇大成傳)』, 『제마부전(諸馬武傳)』, 『진대방전(陳大房傳)』 등 문학작품, 『사략(史略)』 등 역사서, 『명심보감초(明心寶鑑抄)』, 『계몽편언해(啓蒙篇諺解)』, 『동몽선훈(童蒙先訓)』 등 아동용교재, 『통감절요(通鑑節要)』등 교양서적을 포함 총 25∼30여 종에 이르는 안성판 방각본의 진본들이 현존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단국대 도서관, 서울대 도서관, 기타 개인소장 등 국내에 소장 보존되어 있으나, 그 대부분은 외국 일본의 토요분코(東洋文庫)와 텐리대(天理大) 도서관, 미국의 하바드대 도서관, 프랑스의 동양어학교, 영국의 대영박물관 등 에 소장되어 있다.
아울러 보개면 기좌리(적재울)를 중심으로 하여 보개면 신안리, 북촌(=북좌리?), 동문리, 안성시 창신동 등지에서 전문적으로 방각본을 인출하였던 사가(私家) 출판사가 10여 군데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사가 출판사의 명칭은 출판하여 낸 서사(書肆)가 있었던 동네이름이나 발행자의 인명을 딴 형식으로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당시 안성판 방각본을 찍어냈던 대표적인 사가출판사들로는 '북촌서포', '창신서관', '신안서림', '박성칠서점', '박원식서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안성판 방각본'은 그 역사적, 문화적, 학술적 중요성에 비추어 시급히 정리 보존되어야 할 지역의 유수한 전통이라 할 것이다. 글 머리에서 밝혔다시피, 서책과 그것의 인출은 한 문화권의 수준과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문화가 없는 삶은, 아무리 화려한 치장을 하고 값비싼 장식으로 포장한다 할지라도, 근본적으로 쓸쓸하다. 통계로만 보면 안성은 어느 지역 못지 않게 많은 양의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안성이 문화의 고장인가, 하는 물음 앞에서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에는 어딘지 석연치 않은 측면이 없진 않다.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듯한 생각 때문이다.
외지인들에게 인식된 안성의 문화적 이미지가 교양과 지식을 갖추지 않은 '장사꾼들의 후예'라는 다소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안성에서 인쇄출판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발굴하고 정리하여, 조선 중후기 이래 대중의 교양 함양에 중대한 기여를 한 주요한 서책들이 안성에서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인식시킨다면 그러한 이미지를 상당 부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양과 지식에 대한 지역민들의 욕구와 서책에 대한 수요가 없이는 방각본의 출판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방각본 유산은 안성의 공예기술과 장인정신, 선비문화를 선양(宣揚)할 수 있는 토대를 이룰 뿐 아니라 지나치게 장시(場市)와 연행(演行)에 치우친 지역의 편향된 문화적 이미지에 균형을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자산이라 할 것이다. 서지, 특히 조선 후기에서 근대로 이어지는 시기의 고소설 인쇄 보급에서 담당한 역할을 고려한다면 안성판 방각본은 향토사 또는 지방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주제로, 나름대로 한국문화에서 보편성을 가지는 주제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방각본의 유산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방각본 인출의 전통이 중앙(문화재청)과 지방(경기도)의 유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어떤 문화재보다 그 중요성이 결코 덜하지 않다는 것을 우선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토대 위에서 안성판 방각본을 폭넓게 조사 정리하여 안성판본의 영인본(影印本: 원본을 마이크로 필름으로 촬영하여 인쇄한 것)이 수록된 기초자료집을 발간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안성판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원본을 그대로 복제한 재현본을 제작하고, 어딘가에 있을 안성판 방각본 원본을 찾아 수집한 후, 조촐하게라도 방각본 기념관을 건립하는 일 또한 과제로 남는다. 이 땅을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유산을 온전히 정리하고 보존하는 일은 우리의 신성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책 자체를 문화유산(문화재)으로 보지 않을뿐더러, 지정된 문화(재)만을 보존하고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는 비전문적 태도이다.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보와 보물 가운데 셋 중 하나는 서지 · 전적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리나라 문화재 중 팔만대장경판과 직지심체요절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된 점에서도 이러한 태도는 마땅히 바로 잡혀야 할 것이다.